사람 사는 이야기/책 이야기
작고 가벼운 우울
문득 드는 생각에 잠겨 고요히 밤을 걷는다. 지나치게 고도화된 사회, 모든 것을 단 몇 번의 검색으로 알게 되는 오늘날. 사실과 현상, 물질과 표면에 모든 신경을 쓰는 오늘날은 분명 내 안에 잠들어있는 마음 따위는 가벼워지는 시대였다. 풍요로움은 우리를 이전 동굴에서의 삶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게 해 주었지만, 정말 우리는 그곳에서 온전히 벗어났는가? 하는 의문이 머리를 맴돈다. 지금의 사회도 그저 겉 형태와 껍질을 몇 번 벗어버린 거대한 동굴이지 않을까. 몸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내 마음을 돌보는 것에는 일련의 시선이 따른다. 마치 쓸모없는 것을 위해 수고스러움을 겪고 있는 듯한 시선 말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때론 누군가에게, 눈을 깜박이는 정도의 수고스러움이기도 하다. 사회의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