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한가운데에서 노래하네 어느새 금빛으로 물든 눈은 모든 것을 고요히 바라보지만 조금씩 떨리는 손끝과 선뜻 나서지 못하는 발걸음은 그의 마음을 이야기하네. 이 폭풍은 나를 무참히 찢을 테고 이 걸음은 무언가를 잃게 할 테지만 내 안에 곳곳이 남아있는 황금빛 흔적들이 심장을 통해 전신으로 흐르고 따스한 온기와 함께 평안을 찾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명 많은 것들이 뒤바뀌어 갈 테지만 모든 것들을 언제까지 피할 수 있으랴.
절대에 대한 갈망, 불멸에 대한 갈망.. 하지만 그러한 갈망의 실현은 자아가 오롯이 서있는 시점에서 찰나의 순간으로 내게 현현하고 이러한 순간들은 언제나 불안하여, 나는 기울어지게 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무언가를 경멸한다면, 이러한 모든 것과 그것에 넘어가버린 나 자신이 대상이리. 비인간적 신성함을 품게된 고귀한 생각은 존재의 각인을 뚜렷이 새기게 하지만 스스로를 억압된 수행자로 만드니, 이는 자신의 두 눈으로 정오의 해를 오랫동안 보는 것과 같다. 무형의 본질, 존재의 각인. 스스로 내세우는 맹세의 언구. 어떤 두려움과 공포는 이러한 숙명을 마주침으로 시작되며, 내 안에서 울리는 나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초인과 짐승의 경계에서 사람은 늘 고민하고 고뇌한다. ..
두 눈으로 바라본 풍경 속엔, 알 수 없는 것들만 가득할 뿐이었고 삐뚤빼뚤 어설프게 그려져 있는 작은 종이조각 한 장만이, 유일하게 내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줄 뿐이었다. 길가에 놓인 작은 바위, 영원히 이곳에서 쉬면 어떻게 되는 걸까. 가능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기에 달콤한 상상을 한다. 지나온 길도 보인다. 오로지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 순간만이, 내가 어떠한 길을 걷고 있었는지 보인다니. 밀려드는 이 감정을 무엇이라 표현할 길이 없음을 느낀다. 작은 종이를 꺼낸다. 해진 부분을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그래도 이전보다 나아졌겠지 하는. 작은 소망도 함께 품는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생각을 갈무리 한다.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지나갈 것들에 대해서도.
고요한 강 위에 유유히 떠있는 작은 배 하나. 작디작은 소년과 함께 조용히 떠내려 간다 바위를 피해 조용히 자신의 길을 찾아 흐르는 굽이굽이 나있는 강길 그를 고요히 이끄는 손길 때로는 지름길, 어떤 때는 원치 않는 길 스치는 많은 것들과 함께 자연스레 마주하는 것들 마치, 흐르는 물결처럼
문득 드는 생각에 잠겨 고요히 밤을 걷는다. 지나치게 고도화된 사회, 모든 것을 단 몇 번의 검색으로 알게 되는 오늘날. 사실과 현상, 물질과 표면에 모든 신경을 쓰는 오늘날은 분명 내 안에 잠들어있는 마음 따위는 가벼워지는 시대였다. 풍요로움은 우리를 이전 동굴에서의 삶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게 해 주었지만, 정말 우리는 그곳에서 온전히 벗어났는가? 하는 의문이 머리를 맴돈다. 지금의 사회도 그저 겉 형태와 껍질을 몇 번 벗어버린 거대한 동굴이지 않을까. 몸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내 마음을 돌보는 것에는 일련의 시선이 따른다. 마치 쓸모없는 것을 위해 수고스러움을 겪고 있는 듯한 시선 말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때론 누군가에게, 눈을 깜박이는 정도의 수고스러움이기도 하다. 사회의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