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드는 생각에 잠겨 고요히 밤을 걷는다.
지나치게 고도화된 사회, 모든 것을 단 몇 번의 검색으로 알게 되는 오늘날.
사실과 현상, 물질과 표면에 모든 신경을 쓰는 오늘날은 분명 내 안에 잠들어있는 마음 따위는 가벼워지는 시대였다.
풍요로움은 우리를 이전 동굴에서의 삶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게 해 주었지만, 정말 우리는 그곳에서 온전히 벗어났는가? 하는 의문이 머리를 맴돈다.
지금의 사회도 그저 겉 형태와 껍질을 몇 번 벗어버린 거대한 동굴이지 않을까.
몸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내 마음을 돌보는 것에는 일련의 시선이 따른다.
마치 쓸모없는 것을 위해 수고스러움을 겪고 있는 듯한 시선 말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때론 누군가에게, 눈을 깜박이는 정도의 수고스러움이기도 하다.
사회의 발전은 분명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주리라 믿었지만, 신이 아닌 동물, 우리는 점점 더 동물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진지한 성찰은 ‘이상한 것’이 되었고, 외계에서 온 이방인이나 가질법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들 눈에 어쩌면, 작고 가벼워 보이는 우울에 빠져있는 사람들 이었다.
--------------------------------------------------
작고 가벼운 우울을 읽고.
'사람 사는 이야기 >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르는 물결처럼 (0) | 2024.09.29 |
---|---|
삶 (0) | 2024.09.22 |
04.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책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3) | 2023.08.08 |
03. 죽음과 함께 춤을 ( 책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2) | 2023.07.16 |
02. 인생에는 꼭 정해진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 책 : 인간의 굴레에서 ) (0) | 2023.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