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으로 바라본 풍경 속엔, 알 수 없는 것들만 가득할 뿐이었고
삐뚤빼뚤 어설프게 그려져 있는 작은 종이조각 한 장만이,
유일하게 내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줄 뿐이었다.
길가에 놓인 작은 바위, 영원히 이곳에서 쉬면 어떻게 되는 걸까.
가능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기에 달콤한 상상을 한다.
지나온 길도 보인다. 오로지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 순간만이, 내가 어떠한 길을 걷고 있었는지 보인다니.
밀려드는 이 감정을 무엇이라 표현할 길이 없음을 느낀다.
작은 종이를 꺼낸다. 해진 부분을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그래도 이전보다 나아졌겠지 하는. 작은 소망도 함께 품는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생각을 갈무리 한다.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지나갈 것들에 대해서도.
'사람 사는 이야기 >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르는 물결처럼 (0) | 2024.09.29 |
---|---|
작고 가벼운 우울 (3) | 2024.09.18 |
04.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책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3) | 2023.08.08 |
03. 죽음과 함께 춤을 ( 책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2) | 2023.07.16 |
02. 인생에는 꼭 정해진 의미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 책 : 인간의 굴레에서 ) (0) | 2023.07.02 |